그래도 아름다운 세상이다.

Dr. Montoya 와 환자 가정
인생은 아름답다.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사람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웃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주위의 사람을 보면서 아름다운 인생을 허락하신 창조주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어제 오후에 내과 진료를 맡고 있는 Dr. Montoya 가 나를 찾았다.  바쁜 의사가 책을 보고 있던 나에게 잠시 시간을 내 달라는 부탁을 한다.  나의 사무실에 함께 앉았다.  무엇 때문에 나를 찾지...  가정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하는 하는 염려가 나의 자리를 불안하게 한다.

그래서 신경이 곤두선다.  간단한 일반적인 인사 후에 급하게 본론으로 들어간다.  환자를 진료실에 두고 왔다고 한다.  현재 진료를 하고 있는 환자는 임마누엘 후아레스 바이시가 라는 생후 8개월 된 사내아이다.  벌써 4번째 진료 방문이다.  아이가 숨을 가쁘게 쉬는 증상이 있어서 진료를 받아 왔다고 하고 한다.  몇 번의 처방 후에도 별 차도가 없어서 결국 초음파기를 이용해서 복부 정밀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재정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40불 가량을 지불할 수 없어서 초음파 정밀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경우라고 한다.  

의사 자신도 많은 수입도 아니고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있어서 환자 가정을 도울 수가 없는 치지라는 것이다.  그런 안타까움을 가지고 올라왔다.  물론 의료 선교에서 그런 경우는 기꺼이 도와 준다.  의료 진료가 모두에게 무료는 아니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거부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게 합시다.’  라고 함께 결정한 후에 문을 열고 나가는 Dr. Motoya 의 얼굴에 감사함과 보람이 보인다. 그 기쁨이 달려오듯 내게 전해 진다.  역시 섬김은 보람되다.  이래서 선교지에 남아 있지....  하며 생각해 본다.   Dr. Motoya가 나가면서 문을 닫기 전에 얼굴의 반쪽만 내밀면서 말한다.  “목사님이 안된다고 하는 경우에, 헬렌과 하우스네가 반반씩 내겠다고 했는데 잘 됐네요.”  

헬렌과 하우스네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역자들이다.  한달에 200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인데 그 사역자들이 부담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사역자들에게는 너무 큰 재정의 규모다.  요즘 쌀 값도 비싸졌고, 팥 값도 너무 올라서 시장 가기가 싫다고 말하는 사역자들이다.  조금이라도 남겨서 예쁜 옷이라도 사고 싶은 20대 안밖의 사역자들이다.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늘 그렇듯이 토요일에만 대학 공부를 하고 평일에는 직장 일을 하면서 집안 살림을 돕고 있는 아이들이다.  ‘남자 친구 없니?’ 하고 물으면, ‘목사님 그럴 시간이 어디있어요....’ 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역자들이다.  일 불을 아껴야 하는 아이들이 그 아까운 월급을 쪼게서 선한 일을 위해서 쓰겠다는 그 마음이 진한 감동을 준다.  


인간은 아름답다.  이렇게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돌보며 살 때 인생이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은 문제가 없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모든 상황이 자신을 원하는데로 되기 때문에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돌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서로에 대한 돌봄의 책임으로 다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하나님께 가인에게 질문하신다.  “내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가인은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이니까?” 하며 반문한다.  가인과 같이 돌봄의 책임을 회피할 때 인생은 광야와 같이 추해진다.  마음이 망가지면 인생의 행복도 깨진다.  그런 사람이 사는 가정은 겉모습은 좋아 보여도 내적으로는 안식과 기쁨이 없다.  그런 사람이 사는 사회는 아무리 화려한 번영을 이루었어도 사건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조양호 사건은 그래서 터졌다. 뉴스를 들으면 마음이 져려 온다.  CNN 뉴스에서 영상에 비쳐진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476명이 죽음을 부르는 차가운 바다의 물쌀에 버리졌다.  그것을 보면서도 먼저 빠져 나온 선장은 병실에서 젖은 돈을 말리고 있었다고 한다.  돈을 인간의 생명보다 소중히 여기는 염병할 인간의 모습을 본다.  마음이 망가져 버린 인생이다.  인간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는 망가져 가는 한국 사회가 그의 모습에서 겹쳐 보인다.  책임을 회피한 선장은 많은 영혼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사랑하는 조국을 무거운 어두움 안에 갖아 놓기에 충분했다.  

수학여행에도 돌아 오지 않는 아이를 언제 묻을 수 있을까? 어떤 부모가 그 돌아 오지 않는 자식을 포기할 수 있을까?  책임을 회피하는 인생 때문에 나라가 너무 추해졌다.  교회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믿는 우리가 이웃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믿는 자의 답변이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이니까?” 가 아니기를 바란다.  인생이 아름답다.  아직도 이웃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다.  믿는 자는 이웃을 돌봄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며 행복과 보람을 누리며 하늘 나라를 향하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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