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을 마치며


후원자 및 후원 교회 여러분들께,

주님의 사랑으로 평강을 전합니다.

안식년을 시작한지 벌써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이제 2개월 후면 주님이 허락하시는 길로 다시 향하여 나갈 것입니다.  그 동안 많은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중요한 결정은 무엇이든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손길을 찾아 분별한다는 것과 그 인도하심을 확인한 후 따른다는 결단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인지를 체험했습니다.   아무리 기도를 해도 죄인된 인간이기에 때로는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기 중심적인 합리화를 할 수 있는 위험을 늘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행로를 생각하면서 무엇보다도 니카라과로 돌아 가고 싶은 바램이 컷습니다.  여태껏 그곳에서 이루어 온 사역이 있기 때문이고, 함께 섬겨 왔던 사역자들과 교회들이 있고, 어려웠던 수감 기간 128일 동안 한결 같이 모여 기도 모임을 가졌던 사랑하는 선교사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을 쉽게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니카라과로 다시 들어 갈 수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 적당하게 합리화하려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미 대사관과 여러 변호사들의 조언은 아직도 위험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말과 같이 아직까지 조금이라도 위험이 존재한다면 다시 니카라과로 들어가는 것은 믿음의 행위가 아니라 집착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과 기도 후에 니카라과에 들어가서 거주하는 선교는 우선은 포기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역 중에 특별히 마음을 두고 있는 목회자 훈련 사역은 지속적인 방문을 통해서 돌보기로 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한 것은 목회자 훈련 사역에 비젼을 가지고 니카라과에 들어 오신 권일연 목사님 (뉴저지 하나님 사랑의 교회 원로 목사님)께서 함께 동역하시며 돌보아 주시도록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 주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니카라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한 후 저와 한미경 선교사는 앞으로 어디에서 섬길 것인가를 두고 많이 기도했습니다.  아래의 몇 원칙을 마음에 두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찾았습니다.  

첫째(1)로 하나님께 잘 쓰임 받을 수 있는 사역지를 찾는다.  어디를 가던지 니카라과와 같이 여러 사역을 하기 보다는 많이 남지 않은 세월 동안 집중할 수 있는 목회자 훈련 사역으로 쓰임 받을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둘째(2)로는 새롭게 시작하느라고 중복 투자를 하지 않고 벌써 세워진 사역을 돕기를 원했습니다.  니카라과에서 10년 선교 기간 동안 안타까웠던 것은 새로 오시는 선교사님들이 기존의 사역에 상관없이 늘 자신들만의 사역을 새롭게 시작하기를 원하는 자세였습니다.   이제 내 자신이 새로운 사역지로 찾아가면서,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그곳에 계신 선교사님과 동역을 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확장할 수 있기를 원하는 마음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복 투자도 없을 것이고, 새로운 곳에서 시행착오도 줄어 들 것입니다.  

세째(3)로 어디를 가던지 새로운 선교지로 열리고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쿠바 교회를 돕기를 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작년 7월에 안식년으로 나온 후에 쿠바를 두고 많이 기도를 했고, 쿠바를 여러 번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쿠바에 많은 은혜를 부으시고 계심을 확신합니다.  많은 교회가 개척되고 있고, 새워진 교회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의 영향을 덜 받아 그리고 인터넷의 부재로 성도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아직은 무척이나 순수합니다.  복음이 들어 갈 수 있는 마음 밭이 준비되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많은 부흥이 일어나고 있고 선교사로서 할 일이 많이 보이는 선교지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교사의 신분으로 거주를 할 수 없는 나라이기에 다른 지역에 거주하면서 종교 비자를 받아 방문하면서 섬겨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쿠바 밖에 거주 하면서 쉽게 쿠바를 방문하며 섬길 수 있는 곳을 찾아 왔습니다.   

넷째(4)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어떻게 하느냐 보다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중요함을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지 아니하시고 중심을 살피신다고 하셨습니다.  크기나 방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의 자세로 섬기느냐를 살피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곳에 가느냐, 어떤 여건이냐,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 등등의 환경적인 것 보다 올바른 중심으로 섬길 때 하나님께 쓰임 받을 것입니다.

이런 원칙을 마음에 두고 앞으로 섬길 선교지를 물색하는 중,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YWAM과 함께 사역을 협력하며, DTS와 DBS와 같은 훈련 프로그램을 이루면서 지역 교회들을 세우고, 섬겨 오신 김현철 선교사님께서 선교의 동역자로서 목회자 훈련 프로그램에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시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선교지에 나가서는 목회자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는 나의 열정과 계획을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간에 도미니카 공화국의 World Grace Mission Center를 방문하여 지역 현지 목회자들과 교회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곳의 목회자들에게도 훈련과 돌봄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더욱이 하이티 계통의 목회자들은 더 많은 섬김과 돌봄이 필요함을 보았고, 마음에 연민의 감정이 생겼습니다.  11년 전 니카라과에서 느꼈던 연민의 감정을 통해서 니카라과로 선교를 떠나게 되었던 때를 다시 기억하게 했습니다.

7월까지 안식년을 지내고 8월부터 도미니카 공화국에 거주하면서 세가지 사역을 돌보려고 합니다.  하나는 벌써 잘 운영되고 있고 곧 신학 대학교로 인정 받게 되는 니카라과의 목회자 훈련 사역을 동역하시는 권일연 목사님과 함께 돌보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World Grace Mission과 함께 현지 목회자들 훈련에 중점을 두고 지역 교회를 섬기기 원합니다.  세째로 많은 필요와 요청이 있는 쿠바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목회자 훈련을 이루어 앞으로 예상되어지는 양질의 목회자 부족을 대비하여 쿠바의 목회자들를 말씀과 훈련으로 건강하고 힘있게 세워 나가는데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여태껏 함께 동역해 오신 후원 교회와 후원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 큰 열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섬기를 원하오니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을 다시 부탁드립니다.


전구, 한미경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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