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주체

쿠바의 주요 도시를 바라보며 기도한다
2015년 7월에 시작한 안식년 동안 계속 쿠바 선교를 마음에 두고 기도했다.  그리고는 몇 번이고 그곳을 방문하면서 어떻게 쿠바의 복음화를 위해서 쓰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방문을 통해서 쿠바에 거주하면서 선교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확인했고, 그래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거주하면서 쿠바 선교를 겸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들어갈 즈음에 쿠바를 방문하면서 목회자 훈련을 하고 계신 윤천석 선교사님 (코스타리카 거주)을 소개 받게 되었다.  그 분의 사역을 내용을 들어 보면 들어 볼수록, ‘바로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함께 동역하기로 결정했다.  윤 선교사님은 그 때 마침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남미쪽의 요청으로 사역의 범위가 확장되어지고 있는 경우였다.  그래서 쿠바의 목회자 훈련 사역을 동역 해 줄 선교사가 필요했던 때였다.
그리고, 지난 주간에 처음으로 윤천석 선교사님과 함께 목회자 훈련을 위해서 함께 쿠바를 방문한 경우였다.  어떤 의미에서는 동역하시는 윤 선교사님의 목회자 훈련 사역을 인수(?) 받는 방문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바나에 모인 목회자들을 섬기고, 8시간 버스로 이동해서 카마구에이라는 도시에서 그 지역의 지방의 목회자들을 섬기는 일정이었다.

하바나에서 현지 목회자 훈련이 있기 전 날 밤이었다.  나로서는 다음 날에 있은 하바나의 목회자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내심 많이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10년 이상 목회자 훈련 사역에만 전념해 오신 윤 선교사님의 사역을 받아서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잘 정착시켜 놓으신 사역을 받아서 도리어 망쳐 놓는 것은 아닐까?  나에게 서반어가 크게 불편을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말이나 영어같이 편하진 않은데 ...   윤 목사님만큼의 준비는 되지 않은 듯 한 나 자신을 확인하면서 불안감에 사로 잡혔다.  그런 걱정을 하면서 여행으로 피곤한 몸은 곧 잠이 들어 버렸다.

그리고는 꿈을 꾸었다.  윤 목사님과 나는 교회 방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고, 현지인 목회자들은 교회의 다른 방에서 잠이 들어 있다.  우리가 자고 있는 방에 큰 쥐가 한 마리 들어 왔다.   그 쥐를 우리 방에서 쫓내었더니 현지 목회자들이 자고 있는 방으로 기어 들어간다.  나도 따라서 들어갔다.  곤히 잠들어 있는 현지인 목회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쥐는 사라지고 그 방 한 가운데에서 불꽃이 보인다.  그리고는 점점 불길이 커져 올라 온다.  급해진 나는 곤히 잠들어 있는 목사님들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좀처럼 일어 못 하신다.  불 길은 더 커진다.  이대로 두면 위급하다.  긴박한 마음이 든다.  깊이 잠들어 있는 목회자들을 더 심하게 흔들었다.  결국 한 분씩 깨어나신다.  “이제 됐다.....”  하는 마음으로 꿈에서 깨어났다.

꿈으로 인해 긴장된 마음에서 그런지 다시 잠이 들지 못했다.  그리고는 “준비도 부족한 내가 사역을 맡아서 잘 세워진 사역을 불태워 버리는 것 아닌가?” 라는 두려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급하게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를 한다.  기도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주님, 만약 내가 사역을 맡아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라면 막아 주세요.”  “저는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간절한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이 조용히 그리고 뚜렷히 들렸다.  

감옥에서 기도 가운데 많이 들었던 음성과 같다.  그 때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신비한 방법을 많이 사용하셔야만 했다.  “불에 사역이 타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없어서 잠들어 있는 목회자들을 깨우기 위함이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과 계획을 확인한 후에 놀랍도록 큰 힘을 얻었고, 마음의 평안을 느꼈다.  두려움도 근심도 아침 해 앞의 안개와 같이 거짓말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라는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생겼다.  내가 완전히 준비된 사역자는 아직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하시겠다고 결정하셨으니 나는 순종하기만 하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사명을 주신 그 분, 불러 주신 그 분에게 맡기면 된다.  

내가 존경하는 장로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현지 목회자 훈련 사역은 기근을 없에는 사역이라는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아모스 8장 11절의 말씀을 언급해 주셨다. “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말씀의 기갈을 없에기 위해서 잠자는 목회자들을 깨우시는 성령님의 불이라고 확신했다. 큰 감사함으로 사역을 위해서 아침에 현지 목회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역시 선교는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감당하니 누구의 자랑도 될 수 없다. 선교의 주체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댓글

익명님의 메시지…
아맨!!! 하나님의 섭리를 감사하며 찬송 합니다. 성령님이 늘 함께 계시고 인도 하시고 도와주시니 두려울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간증 말씀을 읽고 "아맨"을 연겊어 부르짖게 됩니다. 선교사님을 만나뵙게된 시기와 장소를 회상해 보며 "La Providencia"를 외칩니다. 2015년 연단의 시기를 통해 24k 정금과 같은 선교 일군으로 도약 하게 되신것을 칭송 드립니다. 자녀분들을 위해서도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왜 내게 굳센 믿음과 또 복음주셔서 내맘이 항상 편한지 난 알수 업도다" (찬송가 310장 2절)
샬롬, 교우 윤흔영 드림
Unknown님의 메시지…
지금까지 함께 하시고 인도하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선교사님의 앞길에도 동행하시고 힘 주실 것을 믿습니다
정종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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