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타일

지난 주말에 일어났던 사건이 내가 목회하던 코네티컷에서 있었던 일이기에 ‘강남 스타일’의 가사가 내 머리에 하루 종일 자리 잡고 있다. ‘갈데로 가봐’라고 노래했던 강남 스타일이 미국을 쉽쓸었는데, 그 가사가 예언이나 된듯이 미국은 갈데로 갔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어린이 아이들에게도 총을 겨누는 미국이다. 그래도 총기 규제를 할 수 없는 갈데로 다 간 나라. 어떤 자세와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이 세상에서 갈데로 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나?

매년 의료 선교팀을 보내는 보스톤 한인 교회의 약사 자매가 한 말이 기억난다. ‘제가 일하는 약국에서 팔리는 약의 50프로 이상이 신경 안정제, 수면제, 우울증에 관련된 약입니다.’ 약이 없이는 제 정신으로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갈데로 가 버렸으니....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까? 이제는 마약 종류도 이유만 적당하면 법적으로 허락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강남 스타일의 가사가 말하듯이 ‘갈데로 다 간 세상’ 이다. 더 이상 갈데가 없는 듯한 미국이다.

갈데로 다 가버린 이런 세상을 2012년도 주님의 은혜로 넉넉히 지냈다.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도 많고, 지내면 지낼 수록 쉽지 않다고 느껴지는 선교지 생활이다. 처음 선교 시절에는 열정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 보이고,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 느껴지는 것은 8년 이란 세월 때문이라 생각된다. 8년을 지내고 있는 선교지의 생활에서 진정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한 것이 적다는 생각과, 그 동안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에 밀려 오는 많은 후회에서 벗어 날 수 없을 때가 많다. 잊으려 애쓰다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생긴다. 내 영이 너무 무거워져서 내 정신도 내 육신도 함께 끌어 내린다. 그래서 선교지를 떠나고 싶을 때도 생긴다. 선교 초반에는 없었던 현상이다. 반면에 이런 나 자신의 신실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함께 해 주시는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그래서 회복한다. 결국 나의 힘이 아니라 그의 힘으로 살아간다.

얼마 전에 뵌 목사님께서 ‘회개하니 마음에 있는 분노가 사라지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라고 고백적인 말씀을 해 주셨다. 그래서 생각인데 이번 연말에는 지난 시간을 돌아 보며 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회개를 해야만이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창조된 인생이다. 모두에게 죄가 있기 때문이다. 로마서 3장의 말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씀과 같이 죄를 넘어설 수 있는 인간은 하나도 없기에 어느 인생이든 회개가 해야만 갈데로 가지 않고 살 수 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죄는 우리 인생에 너무도 많은 것을 배설한다. 후회, 두려움, 갈등, 서러움, 열등의식, 아픔, 비교의식, 미움, 절망, 어두움, 불안, 거짓, …. 그런데 회개는 모든 지저분한 것을 걸러 깨끗케 하는 정수기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갈대로 가게 하는 그 힘에 제동을 건다. 내재하고 있는 분노를 몰아 내며, 슬픔까지도 정리한다. 후회를 끌러 올려 새로운 기회로 삼도록 한다. 불안에서 벋어나 당당하게 한다.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하게 한다. 우리 인생은 회개를 통해서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살도록 창조되었다. 그렇기에 정결케 하여 회복시키는 진정한 회개가 있다면 더러운 인간은 하나도 없다. 오직 씻겨내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예수 안에서 진정한 회개가 이루어지고 진정한 구원이 주어진다.

요즘 세상은 회개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시대에 산다. 너무나도 분주한 하루 하루의 생활, 너무나도 재미있는 것이 많은 생활, 너무나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그런 세상이다. 볼 것도 많고, 읽은 거리도 산더미처럼 싸여 있다. 나도 요즘 페북이라는 것에 조금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더욱 시간이 없다. 회개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갈대로 간다. 분노, 슬픔, 지꺼기, 악함, 후회, 열등의식, 불안, 두려움 등등 인생을 갈아 먹는 이것으로부터 자유함을 얻어야 마음에 진정한 평화가 있는데.... 그렇지 못해서 마음의 짐을 떨쳐 버리려고 결국 어린이들에게까지 총알을 쏟았다. 지난 주의 사건은 회개없는 인생이 만들어낸 최대의 비극이라 생각된다. 총기 규제를 한다고 해도, 지닌 지꺼기가 너무 많은 우리 인생은 어떤 방법으로든 갈데로 갈 것이다. 찌꺼기가 너무 많으면 넘쳐 쏟아지게 되어 있다.

선교를 떠난지 벌써 8년이 지났다. 늘상 하는 생각이지만 세월의 빠름은 막을 수가 없다. 올해에도 한결같이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축복에 아무리 감사해도 지나치지 않다. 얼마 전부터 마음에 묵상케 하신 말씀이 있다. 예레미아 9:23과 24절이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지혜로운 자는 그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라. 용사는 그의 용맹을 자랑하지 말라. 부자는 그의 부함을 자랑하지 말라.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사랑과 공의와 정의를 땅에 행하는 자인 줄 깨닫는 것이라.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올해에도 진정의 나의 자랑은 그나마 하나님 아버지를 알았던 것이다. 회개를 하면 하나님을 조금 더 가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내 삶의 죄로 인해서 내 안에 쏟아져 있는 그 모든 감정과 번잡함과 두려움이 정리 될테니 당연하다. 아버지를 조금 더 알자. 조금 더 회개하는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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