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하나님의 생각을 받아드리는 것


노상용 선교사님과 지난 6년간 동역하며 함께 섬기고 있는 하얄리야 장로교 학교의 졸업식이 금요일에 있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서로의 역할을 바꾸었다. 즉, 노상용 목사님께서 교장으로서 실무를 담당하시고, 나는 뒤에서 목사님의 사역을 밀어주고 돕는 역할로서 이사장의 직분을 맡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졸업식에서 축사를 맡았다.

기도하며 생각하다가 축사의성경 본문을 예례미아 29장 11절 이하로 잡았다. 부정적인 생각에 잡혀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니카라과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은 말씀이다. 누구나 힘든 삶을 살다보면, 그리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부정적인 생각에 쉽게 사로 잡힌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을 바라봐야 할 때, 어려운 환경을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환경의 지배에서 벋어나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생각의 기본 구조까지도 부정적으로 된다. 결과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걱정과 염려로 사는 니카라과 백성들이 되었다. 미래를 바라보고 사는 백성이 아니라, 과거에 묶여 사는 백성이 된 것이다. 소망이 아니라 자포자기다. 이번 졸업식에서는 예레미아 29장 11절의 말씀을 통해서 생각이 변해야 믿음의 능력을 힘입어 살수 있음을 가르치고 싶었다. (아니면, 믿음을 가져야 생각이 변하는 것이라고 가르치던지…)

그래서 예레미아 29장 11절 이하의 말씀으로 간단한 설교를 준비했다. 이 말씀은 요즘 나 자신 개인에게 힘이 되어 왔던 말씀이고 묵상하며 주님께 예배했던 말씀이었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라”

설교의 내용은 간단했다. ‘나의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생각을 받아 드리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서 가지고 계신 생각은 미래가 있는 생각이시고, 소망을 주시는 생각이시다. 평강을 원하시며 우리의 삶에 축복을 원하신다. 물론 때로는 채찍을 드실 때도 있지만, 그것도 그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근거로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한가지 흥미있는 사실을 말해 주었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대체의 법칙 (law of Substitution)이다. ‘우리의 두뇌는 한가지 종류의 생각만 받아드린다. 두 종류의 생각을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법칙이다. 절망이 자리 잡으면 희망을 동시에 생각할 수 없다. 미움으로 채워지면 사랑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법칙이다. 마치 우리의 생각에는 의자가 하나만 있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한 의자에 두 사람이 동시에 앉을 수 없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빛과 어두움이 함께 존재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어두움에 빛이 들어오면 어두움은 사라져야 한다. 하나님의 생각으로 채우면 나의 생각은 사라진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가지고 계신 생각은 모두 그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라는 성품을 근거로 한다. 이것을 믿음으로 받아드리고 기쁨과 감사를 잃지 않고 사는 것이 신앙 생활이다. 그리고 그런 믿음으로 삶을 살 때, 우리는 축복을 누리는 삶을 산다.’

졸업생들은 별로 알아 들은 것 같지 않았다. 학부형들이 도리어 더 열심히 들었다. 내가 하는 말씀 증거였지만 나 자신 스스로도 열심히 들었다. 때로는 환경에 의해서, 재정의 상황에 따라서,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에 따라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채워 사는 것이 나의 삶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교의 현실도 특별히 다르지 않다.

하나님의 생각을 받아드리는 것이 믿음 생활이다. 이 믿음 없었으면 얼마나 선교의 삶이 힘들까 생각해 본다. 역으로 생각하면, 내가 때로는 선교의 삶을 힘들게 생각하는 이유는 믿음으로 살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닌가?

이번 졸업식에서는 나 자신에게 설교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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