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라고 말씀하시는 잠언 16장 9절은 누구나 묵상하고 또한 체험을 통해 고백하는 성경 말씀이다. 특별히 선교하는 자에게는 더욱 많이 체험된다. 그리고 체험 가운데 성경 말씀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며 깨닫게 되는 은혜와 축복이 주어진다.
얼마 전부터 엘 파라이소 교회에서 아동 급식 사역이 시작되었다. 매일 적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모여든다. 우리 아이들이 급식을 받는 모습만을 봐도 절로 즐겁다. 엘 파라이소의 사역을 시작했던 지난 해에 그런 소망이 있었다. - '언젠가는 엘 파라이소 아이들에게 교회를 통해서 급식을 해야지...' 그러나 급식은 재정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흐름이 있어야 하기에 함부로 시작할 수 없는 사역이다. 2008년에 시작했던 아동 급식 사역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마무리 지어야 했었다. 협력했던 현지 교회에 죄송했고, 찾아 왔던 어린이들에게 너무도 미안했다. 아픔과 죄송함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떠났다. 전적으로 나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시작했기에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들도 나도 같은 아픔 속에 있었다. 그 아픔을 통해서 얻은 교훈도 많다.
열정도 비젼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순리대로 사역을 이루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시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열정만 가지고 사역을 할 수 없다. 열심을 다해 달려 가도 틀린 방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걸음을 인도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따라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다렸다. 간절함이 조급함을 가져왔지만 시작하지 않았다. 대신 기도 가운데 기다린다. 예레미아 애가 3장 36절의 말씀이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 때로는 파수꾼의 간절함으로 기다려도 아침 태양은 여호와께서 허락하실 때 뜬다. 간절함이 해를 올라오게 하지는 않는다.
기다림 가운데 하나님은 당신의 방법으로 응답하셨다. 인터내셔날 사마리탄스 라는 선교 기관에서 협력 요청이 들어왔다. 생각지도 못했던 연결이었다. 그 선교 기관에서는 빈민 지역의 교회들과 협력하여 급식 사역을 2008년 말부터 시작했다. 원래 열악한 지역이다 보니 그 곳에서 먼저 연락이 온 것이다. 그 선교 기관과 동역을 위해서 요구하는 조건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교회 건물이 있어야 한다. 급식이 반드시 교회 건물 안에서 말씀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작년 11월에 디트로이트 연합 장로 교회의 오병이어 프로젝트로 교회 건물이 들어섰기에 동역 조건이 이루어져 있었다. 교회를 건축할 때는 누가 감히 하나님의 지혜와 계획을 알았을까?
급식 사역을 시작하면서 부엌 기구도 들여 왔다. 100여 명의 아동을 먹일 수 있는 양의 밥을 지을 수 있는 크기의 솥이 필요했다. 마치 한국의 가마솥과 같은 모양이다. 그 가마솥을 구입해서 교회에 가지고 도착했을 때, 목사님과 여선교회 자매님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간단한 예배를 드렸다. 가마솥 예배는 처음이다. 가마솥 앞에서 함께 기도 했다. 가마솥을 앞에 놓고 말씀을 나누기도 했다. 가마솥에 손 언고 축복의 기도를 했다. 헌물의 기도였다. 감사하는 기도였다. 찾아 오는 자녀들을 위한 기도였다. "이 가마솥을 허락해 교회에 허락하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가마솥에 성령의 기름 부음을 허락하소서"
그 가마솥에서 나오는 밥을 먹는 아이들마다 성령의 사랑으로 충만해 지기를 바란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요엘서 2장의 말씀이 이루어 지기를 기도한다. 이 가마솥에서 나오는 밥을 먹는 자녀들이 비젼을 가지고 장래를 꿈꾸며, 기대하며, 노력하는 자들이 되기를 소원 한다. 엘 파라이소 빈민촌의 자녀들에게도 꿈과 소망과 비젼이 있으면 좋겠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여호와의 인도하심을 따라 걸어가며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리는 자에게 평안과 감사와 축복이 주어짐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댓글

Life Designer Mr.Kim님의 메시지…
전구 선교사님. 가마솥 앞에서 드린 그 기도가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반드시 이뤄질 것을 믿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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