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사역으로 기쁨을 퍼 올린다.
올해의 예산을 인준 받으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역을 결정했다. ‘우물을 파는 사역’에 관한 일이다. 올해 초에 현지 목사님의 소개로 다녀왔던 ‘엘 파라이소’라는 지역에 우물을 파주는 사역이다. 니카라과에 많은 곳을 다녔지만 엘 파라이소와 같은 지역은 나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열악하다. 수도 마나구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빈민들이 2년 전에 모이면서 시작된 지역이다. 상수도,하수도는 물론이고 전기조차도 들어 오지 않다. 그곳에서 목회하시는 우리엘 목사님은 500 cc 짜리 물병 두개로 샤워를 하신다. 집이라고는 나무 기둥을 세운 후 검은 비닐로 덮은 것이 고작이다. 조금 나은 집은 함석 철판으로 덮었다. 검은 비닐도 없어서 카보드 박스를 덮어 바람을 막은 집들도 있다. 가끔 벽돌로 올라가고 있는 집도 보이지만 눈을 비비고 찾아 봐야 한다.
올해 초에 엘 파라이소 지역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을 함께 결정을 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 필요에 속하는 물이다. 물이 부족하면 가지고 있던 건강도 해친다. 깨끗한 물이 없으면 많은 병이 생긴다. 세계 전체의 질병 중에 85프로 이상이 깨끗한 물이 없음으로 인함이라는 발표가 있다. 이곳의 아이들을 살펴 봐도 물의 부족으로 인하여 생기는 많은병들을 발견하게 된다.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피부병이다. 전세계적으로 매 15초 마다 아동 한명이 물과 연관된 병으로 인하여 죽음을 맞이한다. 세계 모든 병원의 환자 반 이상이 물과 연관된 병으로 인하여 입원되어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물을 기르는 일은 아동과 여인들을 가장 고생 시키는 노동이다. 위험하고 먼 곳까지 가서 물을 길어 오는 노동은 그들의 몫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을 얻기 위해서 2킬로 이상을 걸어야 하는 동네 사람들에게 가장 복된 소식은 우물이다. 그래서지역 지도자들에게 약속했다. 지역에 3개의 우물을 판다는 약속이다. 우물을 통해서 땅 속의 물뿐만 아니라 생명의 물되신 그리스도가 전해지기를 원한다. 영이 살아야 육신이 살지만, 육신의기본적인 필요가 채워져야 영적인 필요도 찾게 된다. 우리 영과 육은 분리되지 않은 상호적인 관계로 창조 되었다. 그래서 올해 예산에 우물을 파는 예산으로 6000불을 요청했다. 물론 있는 재정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이 우물 사역에 함께 동참할 성도나 교회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결정한 일이다.
그리고 3월에 교회 마당에 동네 사람들을 위해서 우물을 하나 팠다. 물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기뻐하는 지역 주민들을 보니 내 자신이 더 기쁘다. 나누는 기쁨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있을 정도였다. 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있던 어린 아이가 말한다. “이제는 목욕도 할 수 있겠네요”. 곁에 있던 여인이 말한다. “우리 아이들 옷도 마음대로 세탁할 수 있겠어요.”
3월 말에 들려서 살펴 보았다. 잘 사용되고 있는지 알고 싶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지 보고 싶었다. 한 시간 가량 살펴보는 동안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물을 길러간다. 동네 아주머니들로부터, 동네 아이들까지 물 동이를 이고 와서는 수동 펌프를 돌린다. 목사님의 말씀으로는 아침 5시부터 사람들이 모이고 밤 11시까지 다녀 간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이 지역 사역에 관심을 두고 동역하기를 원하는 디트로이트 한인 장로 교회에서 이번 우물은 후원하기로 결정하셨다. 모든 것이 주님으로 말미암는다. 우물을 통해서 끌어 올린 물은 육신의 생명을 살릴 것이고,교회를 통해서 끌어 올릴 영생의 물은 영혼을 살릴 것이다.
엘 파라이소 지역이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황무지와 같아서 말라 갈라져 버린 땅 위에 세워진 교회를 통해 백합화가 피는 역사가 있는 날을 기대한다.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이 이루어질 그 날을바라본다. “골짜기 가운데 샘이 나게 하며 광야로 못이 되게 하며 마른 땅으로 샘 근원이 되게 할것이며, 내가 광야에는 백향목과 싯딤 나무와 화석류와 들 감람 나무를 심고 사막에는 잣나무와 소나무와 황양목을 함께 두리니 무리가 그것을 보고 여호와의 손이 지은 바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가 창조한 바인줄 알며 헤아리며 깨달으리라.” (사 41: 18-20)
말씀에 언급된 나무는 아니더라도 이번 여름에는 선교팀과 함께 나무도 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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