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John Doty - 의료 선교로 전향


Dr. John Doty 를 처음 만난 것은 ICF (International Christian Fellowship)라는 선교사들이 모이는 교회에서였다. 2005년 10월이었다. 선교지에 정착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이었기에 기억이 뚜렸하다. 선교지에서는 장로교단과 연관되 있었던 미국 출신의 선교사가 극히 소수인 것이 현실이다. 미 장로교단에서 파송된 선교사도 있기는 하지만 거의가 신학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선교사들이기에 이렇게 신학적 보수에 속한 공동체와는 연관을 갖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선교지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면 협력해야 하고 서로를 격려해야 하는 입장인데 말이다. 하여간 그런 상황에서 ‘장로교’라는 말이 그리웠던 때였다.
예배 중에 방문자 소개 순서였다. 미 장로교에서 온 팀을 소개하는데 너무 반가웠다. 예배 후에 무작정 다가가서 나 자신을 소개했다. 그 사람들도 어이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어떤 사람이 그렇게 공격적으로 다가온다면 나라도 당황했을 것이다. ‘교단이 같다는 것이 뭐가 대단하다고 그까짓 끄나풀 가지고 이렇게 반가워하는 척하나… 다른 속샘이 있는 것 아니야…’ 어쩌면 그들의 마음에 경계심을 조장했을지도 모른다. 하여간 그런 내 쪽의 반가움과 그들의 경계심 속에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Dr. John Doty 는 그 선교팀의 대표격이었다. 1995년(공산주의 체제에 있었을 때)부터 니카라과를 드나들며 의료를 통하여 교육을 통하여 복음과 사랑을 전했다. 말하자면 선교의 베타랑이라고 하겠다. 첫 만남에서 못내 반가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3월에 다시 선교팀과 오는데 그 때 다시 만나자면서 헤어졌다. 나로서는 무척이나 섭섭했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예의 바른 신사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나의 이야기를 10분이상 들어 준 것만 해도 그의 입장에서는 큰 베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사실인 즉, 처음 만난 동양인이 혼자서 묻지도 않는 대답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떠들고 있는데 10분을 들어 주었으면 큰 베품이고 사랑이다. 나는 그 때 그렇게 간절하고 외로웠던 것 같다. 하여간, 그 때 깨달은 것 중에 하나가 외로움이 아픔이 될 수있다는 뼈아픈 경험이었다.
2006년 3월이 아니라 4월쯤에 연락이 왔다. John이라고 하면 온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벌써 잊고 있었던 나는 몇 번이고 ‘누구시라구요?’라는 질문을 반복했다. 이렇게 두번 째의 만남도 어색했었다. 그는 팀을 데리고 30분 정도 하얄리야 학교를 돌아본 후, 무숙자 사역지로 가서 다시 30분 정도 돌아 봤다. 그런 후, Dr. Doty는 나의 사역지를 떠나면 교회에 돌아가면 후원 신청을 하겠다는 언질을 주었다. 그렇게 해서 Dr. Doty와의 어색한 관계에서 선교 동역의 관계로 변했다. 이런 관계 변화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나님의 은혜다.
그 후 여러번 만나 친해진 사이가 된 Dr. John이 2007년 여름에 이런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자신도 전문 선교인으로 전향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원하는 것은 선교인데 병원 일이 너무 바뻐서 선교에 시간을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 목사도 목회에서 있다가 선교로 전향한 경우 아니냐…’ 면서 나의 어깨를 꾹 눌러 주면서 떠났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기도 부탁의 이 메일이 있었다.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전문 선교사로 전향을 할 준비를 하려고 Practice를 동료 의사에게 옮기는 중이라면서, 앞으로 재정적으로 힘들겠지만 하나님만 의지하고 시작하니 기도의 많은 후원을 부탁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4월에 연락이 왔다. 자신도 풀타임 선교사라는 말과 함께 ‘이렇게 마음이 편한지 자신도 놀랐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둘이서 점심을 했다. 선교사와 선교사의 관계로서.
우리 한인들 중에도 Dr. Doty와 같은 평신도 선교사가 많이 생기를 원한다. 선교지에 나와서 보니 외국 선교사 중 거의 80프로는 평신도 선교사다. 요즘은 예전 같지 않아서 60 세가 넘어도 건강하고 사실 젊은 나이다. 선교사로서 조건이 좋다. 젊은 나이, 건강한 몸, 풍성한 삶의 경험, 성숙한 인격을 겸비한 신앙, 아름다운 인간 관계,… 너무도 귀한 선교의 재원들이다.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실 수 있는 도구다. 우리 한인 믿음 공동체에 실버 선교가 붐이 되었으면 한다.
(Dr. John Doty는 암치료 전문의로서 텍사스 오스틴에서 암치료 전문 그룹의 일원으로 지난 25년간 진료를 해 온 50대 중반의 의료 선교사다. 전문 선교사로 전향하면서 Austin Samaritans(www.austinsamaritans.org)라는 의료 선교 단체를 조직하여 니카라과와 과타말라에 집중하여 선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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