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마치며


지난 금요일 (25) 오후 2시에는 장로교 미션 국민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다. 교육 사역의 일환으로 책임 맡고 있는 국민학교의 졸업식이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국민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들이 16명이고 국민학교 6학년을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로 떠나는 아이들이 모두 16 명이다. 2 15분 전인데도 졸업생 아이들 몇 명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옆에 있는 교목 목사님께 물어 봤다. 니카 타임이라고 한다. 예전에 코리아 타임이 있었듯이 이곳에도 니카 타임이 있고, 당연히 받아 드리며 늦어 질 것을 예상하고 늦게 온다. 곧 시작하려니 생각 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 시작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교사 중 한 사람에게 물어 봤더니 아마도 3시 쯤이나 시작 될 것이라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어쩔 수 없다.

결국에는 3시에 시작을 했다. 졸업생들이 모두 모였다. 유치원 졸업생이 앞에 서고 국민학교 졸업생이 뒤에 섰다. 나와 집사람은 함께 먼저 들어가서 앞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앉았다. 드디어 교장 선생님 격으로 수고하시는 까티 선생님이 아이들 한 명 씩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다. CD에서 나오는 행진곡에 맞추어 아빠나 엄마의 손을 잡고 한 명 한 명 들어와서 앞에 준비된 의자에 앉기 시작한다. 32명이 모두 들어와 앉은 후에 계획된 순서에 따라서 애국가 합창, 선생님들의 격려사, 우등생 표창 등등 모든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 그리고 한명 한명 나와서 졸업장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이제 졸업사를 해야 할 시간이 곧 다가오고 있다.

나가려고 하는데 우리 집사람이 특별 순서가 하나 더 있다고 잡는다. 다시 자리에 앉아서 특별 순서를 기다렸다. 20세 가량의 한 아가씨와 14살 정도 되는 학생 둘이 나왔다. 음악이 시작된다. 신나는 분위기의 음악이다. 어떤 여자 가수가 노래를 부른 것을 CD로 틀었다. 급하게 튀어 나오는 음악을 잡으려고 엠프 마이크를 스피커 곁에다 가깝게 대고 있다. 엠프를 통해서 음악이 확성되어 나온다. 큰 베이스 소리를 못 이겨서 찟어지는 듯한 상태로 튀어나오는 소리가 있다. 음악의 분위기가 왠지 거북스럽고 불편하다.

앞에 나온 3명의 아가씨는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자 율동을 한다. 교회서 하는 은혜로운 율동이라기 보다는 마치 삼류 극단에서나 볼 수 있는 안무와 같은 것을 하고 있다. 이것 또한 보기가 불편하다. 졸업식에 무슨 저런 순서를 넣었나 하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보고 있다. 보이는 얼굴로는 표현 할 수 없지만 마음의 얼굴은 잔득 인상을 쓰고 있었다. 순서가 끝났을 때 사람들이 박수를 쳐서 격려해 준다. 마음에도 없는 박수를 나도 쳤다.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 앉아 있는 값을 치루는 심정에서 박수를 쳐 주었다. 이것이 바로 선교지에서 문화적 적응이 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겠다.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적 특성 중에 하나가 바로 춤과 경쾌한 음악에 있는 것이고, 생활의 일부인데, 나는 동양의 유교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이해하고 받아 드릴 수 있을 때가 와야만이 저들을 사랑하고 섬길 수 있는 선교사가 될 것이다.

하여간에 학교 책임자로서 졸업 연설을 할 시간이다.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과 부모와 선생님들에게 축하 드린다는 인사말과 함께 4가지를 간단하게 나누었다. 첫째로, 심은대로 거둔다는 인생의 법칙을 기억하고 열심히 노력하라. 둘째로, 교육은 최고의 투자이고 최선의 방법임을 기억하고 열심히 배우자. 셋째로, 비젼을 가진 사람이 미래를 소유한다. 넷째로, 세상의 모든 것을 가져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되시는 예수님을 모시지 못하면 실패자임을 기억하고 주님을 섬기는 삶을 살자.

행진곡에 맞추어 힘차게 걸어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주님 그들의 미래를 축복하시어서 니카라과를 사랑하는 지도자 되게 하소서. 니카라과의 문제는 지도자에 있다고 모두들 말하고 있다. (관련 사진을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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